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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노마드, 귀국 후 대출 받을 수 있나요?디지털 노마드 2025. 7. 7. 09:00
디지털 노마드라는 삶은 누구에게나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노트북만 있으면 전 세계 어디서든 일할 수 있고, 한 달은 치앙마이에서, 그다음 달은 발리나 리스본에서 살아보며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색다른 공간에서 일할 수 있다는 자유는 분명 값지다. 그러나 이러한 삶을 몇 년간 지속하다 보면 반드시 마주치게 되는 순간이 있다. 바로 귀국 후 다시 한국에서 자리잡으려 할 때다. 그때 가장 현실적으로 부딪히는 질문이 “나는 지금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상태인가?”라는 점이다.
많은 디지털 노마드들이 귀국 후 전세 대출이나 주택 담보 대출, 혹은 자동차 할부를 알아보다가 예상치 못한 벽에 부딪힌다. 은행에서 “소득 증빙이 부족합니다”, “국민연금·건강보험 납부 이력이 공백 상태네요”라는 이야기를 듣고 크게 당황하는 것이다. 평소에는 느끼지 못하지만 한국에서의 신용 평가와 금융 시스템은 생각보다 철저히 이런 기록들을 바탕으로 움직인다.
디지털 노마드가 귀국 후 대출에서 불이익을 받는 이유
한국에서 주택 담보 대출이나 전세 자금 대출을 받을 때 은행은 최근 1~2년간의 소득 기록을 아주 중요하게 본다. 그러나 해외에서 프리랜서나 원격근무로 일을 하면서 페이팔, 와이즈(TransferWise), 혹은 암호화폐로 수익을 받고 이를 국세청에 신고하지 않았다면, 사실상 한국에서는 “소득이 없는 사람”으로 분류된다. 아무리 해외에서 고소득을 올리고 있었다 해도 한국 국세청에 신고되지 않았다면 대출 심사에서 이를 인정받을 수 없다.
여기에 국민연금과 건강보험 납부 공백도 중요한 불이익 요인이 된다. 국민연금은 단순한 노후 대비용 제도가 아니다. 한국에서는 은행이 이 기록을 통해 “이 사람의 소득이 안정적으로 이어지고 있는가”를 가늠한다. 건강보험 역시 마찬가지다. 납부 이력이 꾸준하면 정상적으로 경제 활동을 한 것으로 판단하지만, 장기 해외 체류를 이유로 건강보험 자격을 정지하거나 납부를 멈춘 기간이 길면, 이 역시 은행 내부 신용 평가에 부정적으로 작용한다. 또한 해외에서는 현지 카드, 페이팔 카드 등을 주로 사용하기 때문에 한국 내 통장에는 돈이 거의 움직이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은행 입장에서는 통장에 정기적으로 들어오고 나가는 거래가 없는 사람을 위험도가 높은 고객으로 간주한다.
디지털 노마드는 귀국 후 정말 대출을 못 받는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렇지 않다. 다만 귀국하자마자 바로 대출을 받는 것은 쉽지 않다. 은행은 대체로 최근 3~6개월의 소득 신고, 국민연금 및 건강보험 납부 상황을 확인해 “이 사람이 안정적으로 경제 활동을 하고 있는지”를 평가한다. 따라서 귀국 직후에는 대출 심사에서 불리할 수 있으나, 국민연금과 건강보험료를 몇 달만 성실히 납부하고 소득 신고를 정상적으로 하면 다시 충분히 대출 심사가 가능하다.
또 하나 중요한 점은 신용카드 사용 내역이다. 해외에서 장기간 생활하며 한국에서 발급받은 카드를 거의 쓰지 않으면 카드사가 한도를 줄이거나 심한 경우 카드를 해지할 수도 있다. 귀국 후에도 신용카드 이력이 꾸준히 유지되도록, 해외 체류 중에도 국내 카드로 넷플릭스나 각종 구독 결제를 유지하거나 간간히 온라인 쇼핑을 이용해 신용 기록을 쌓아두는 것이 좋다.
귀국 후 대출을 대비하기 위해 준비해야 할 것들
첫째, 해외에서 프리랜서나 원격근무를 한다 해도 가능하면 한국에 개인사업자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해외 클라이언트에게 받은 돈이라도 인보이스를 발행하고 국세청에 신고하면, 국세청 소득 금액 증명원을 발급받을 수 있어 귀국 후 대출 심사에서 강력한 소득 증빙 자료가 된다. 둘째, 국민연금은 장기 체류를 하더라도 ‘임의 계속가입’을 통해 납부를 유지할 수 있다. 국민연금 납부 기록은 주택 담보 대출 심사에서 매우 중요한 기준으로 활용되므로 가능하다면 납부를 멈추지 않는 편이 훨씬 유리하다.
건강보험은 장기 해외 체류 시 보통 자격 정지를 걸어두지만, 귀국 후 곧바로 다시 부과되므로 예상 보험료를 미리 확인해두자. 또한 귀국 전후 일정 금액을 국내 통장으로 정기적으로 이체해 두면, 귀국 후 통장 거래내역을 통해 일정 소득이 계속 들어온 흔적을 보여줄 수 있다. 이것은 은행 심사에서 중요한 간접 소득 증빙이 된다.
귀국 후에도 자유롭기 위해 준비해야 한다
디지털 노마드는 자유롭고 매력적인 삶이지만, 이 자유를 위해 한국에서의 사회적 기반을 완전히 끊어버린다면 귀국 후 반드시 불편을 겪게 된다. 국민연금, 건강보험, 사업자 등록, 신용카드 사용 이력, 국내 통장 거래 내역을 꼼꼼히 관리해두면 귀국 후 “왜 나는 대출을 못 받나” 하고 당황할 일이 없다. 준비된 노마드만이 돌아와서도 흔들리지 않고 다시 자신의 터전을 만들어갈 수 있다.
떠나기 전부터 이 모든 현실적 문제를 하나씩 챙겨두라. 그 사소해 보이는 준비가 나중에 당신이 한국에서 다시 보금자리를 만들고 안정적인 삶으로 넘어갈 때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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